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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글로 배웠습니다.

난 영어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내가 이런 말 하면 옆에서 나 홀로 이스라엘로 떴던 때는 어떻게 했냐고 물을 때가 있다. 뭘 어떻게 했긴… 영어로 했죠. 영어를 잘하진 못한다는 거지 못 알아듣고 아예 말을 못하는 건 아니라서요. 또 그렇다고 유창한 건 아니고요. 항상 사람들은 극단에 서 있길 좋아하는 것 같다. 아예 못 하면 포기하고 ‘난 원래 그런 거 잘 못 해.’라고 하거나, 아니면 반대쪽에서 아주 잘하면서 ‘조금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유창한 영어를 쓰는 거.
나는 그 둘 다 아니다. 조금 할 수 있지만 못하는 쪽에 가깝다. 그리고 그냥 이 정도면 됐다.

어릴 때, 그러니까 아주 꼬맹이 때는 나도 영어학원 붐에 밀려 나도 영어회화학원에 다닌 기억이 있다. 오래 다니진 않은 것 같다. 길어야 한 달, 아니면 두 달 정도. 별로 관심도 없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싫었다. 그래서 영어에 대해 아는 건 알파벳 정도밖에 없었다. 어쨌든 그런 채로 중학교로 올라갔는데, 그때부터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에는 영어란 과목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있었나?
문법 위주로만 공부했다. 그게 재미있었다. 다른 게 재밌는 게 아니라 영어로 된 문장을 보면 답답했는데, 문법을 알면 해석하기가 쉬운 거다. 때려 맞추기도 쉽고. 또 해석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다른 문장도 때려 맞출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문법책을 하나 다 읽었다. 아마 중학교 내내 그랬던 거 같다. 그리고 그 뒤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그 뒤로 현재까지도 영영 문법책을 본 적이 없다. 다만 듣기평가 할 때만은 온 감각을 다 동원해서 들었다. 그건 좀 힘들더라. 뭐 그리 말이 빨라.
좀 다른 얘긴데 국어나 언어도 성적은 좋았다. 이건 반대로 개인적으로 한 공부는 거의 없고,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시험이 공부를 하나도 안 해도 되는 과목이라 좋았다. 여하튼 언어와 외국어 시험 시간은 항상 좋았다. 이번엔 얼마나 복잡한 문제가 나오나 보는 거였다. 반대로 그 외의 과목은 모두 바닥이었다. 위의 얘기와 대조하려고 바닥이라고 하는 게 아니고, 절대적으로 바닥이었다. 특히 수학.

다시 이스라엘에 있을 때로 돌아가면, 그냥 급해서 쓴 거다. 처음에는 별말도 안 했다. 말을 하려면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다시 해석해서 말해야 했으니까. 이렇게 말하면 지금은 안 그럴 거 같지만, 지금도 그렇다. 말 한마디 하려면 머리 아프다. 그렇게 말 안 하고 있다가 조금씩 말하다 보니까 매일 쓰는 말 같은 것들이 생겼고, 여러 나라 욕부터 먼저 배웠다. 이스라엘도 꽤 다인종 국가라 여러 나라 말이 옆에서 들린다. 옆에서 말하는 걸 멍하니 듣고 있다 보면 반복되는 말들이 있고, 귀에 익을 때쯤 뭔 뜻이냐고 물어봤다. 이렇게 말하면 지금은 그때 배운 말로 얘기가 될 거 같지만, 역시 지금은 모른다. 생각나는 건 비속어 같은 것과 욕밖에 없다. 애들이 내가 얘기를 잘 알아듣는 거 같으니 점점 빠르게 대화를 했다. 망할 놈들… 그 중 반 밖에 못 알아듣는데. 어디서부터 못 알아 들었는지도 잘 생각이 나질 않으니 그냥 띄엄띄엄 들리는 걸로 대화를 이었었다. 또 이것도 웃긴 게 계속 이러다 보니까 또 대화가 된다.
또 항상 말하는 게 있는데 이스라엘은 그냥 간 거다. 굳이 말하면 학교 성적도 안 좋고 가기도 싫고 짜증 나고 어디 가지 아 어디라도 가야겠다 해서 간 게 이스라엘이다. 목적을 가지고 간 곳이 아니다. 그냥 여기 아닌 어디라도 괜찮았다. 당연히 나라에 관한 공부도 하지 않고, 어떤 언어를 쓰는지도 전혀 몰랐으며, 거기 상황이 어떤 지도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그 상황은 출국 전날에 인터넷에서 여행 위험 지역이란 것과, 세계 뉴스를 보면서 알았지…

고등학교 때는 그냥 중학교 때 봤던 문법으로 영어 시험을 다 봤다. 영어 시간에는 지문 읽을 때 빼고는 열심히 듣지 않았다. 봤던 거 또 보는 느낌이라 그 부분은 조금 지겨웠다. 어찌 됐건 영어 점수는 항상 잘 나왔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도 지나가고, 수능도 보고, 재수도 하고. 재수할 때는 좀 편한 감이 있었다. 믿는 구석인 영어를 포함해 언어 공부를 아무것도 안 했으니까. 그런데, 대학에 와서 수업을 들으니 문법이 그닥 쓸모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영어 선생님께서 대학 가면 지금까지 영어 공부 다 까먹고 다시 배우라고 하더니 뭔 말인지 그때부터 이해가 갔다. 거기다가 사람과 대화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내 성격과 맞물려 영어는 더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내가 회화의 중요성을 알았으니 공부를 할 것이다? 이건 아니다. 하기 싫다. 그럼 외국인과 대화하는 게 싫으냐고? 아니 그건 아니고. 다른 언어로 대화하는 데에 매력을 안 느끼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못 하면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건 내가 그런 욕심 자체가 없는 분야다. 언젠가는 그런 욕심이 생길 수도 있겠지. 영영 없을 수도 있고.
한국에서 나가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우리나라가 영어를 쓰며 사는 것도 아닌데 유창한 스피커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이스라엘 이야기

날씨 좋다.

날씨 좋다. 4월 9일, 학관 앞. Galaxy Note.

이스라엘 이야기는 사실 하지 못 한 이야기가 더 많다. 좋았던 기억이나 재밌거나 신기한 기억을 말하려다 보니 옆의 사람들에게는 했던 이야길 또 들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일하다가 월차 내고 둘러보고 때려치고 여행하다가 입국한 후 군대 간 게 다다. 누군가 들으면 신변의 위험만 느끼며 다닌 걸로 알 수 있는 얘기만 하고 있지만 아주 짜증나는 일도 있었고, 울었던 적도 있으며, 누군가를 진심으로 걱정해본 적도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적도 있고, 이 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기분이 좋았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데이아와 나단… 딱히 얘네들이랑은 친해지려 노력 같은 것도 하지 않았었고 그냥 그 맘을 이놈들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마주쳐도 어색한 건 없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나랑 성격이 가장 잘 맞았었다. 방 안에는 그냥 항상 로드가 있었고…

뭘 이야기 하려고 한 건 아니고 블로그를 슬쩍 보는데 이스라엘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은 걸 보고 그냥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누군가에겐 얘기를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잠깐 해봤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만큼 시간이 지났는데도 누군가에게 얘기를 할 생각이 없었던 거 보면 그리 큰 스트레스는 아니지 싶다.

싸이에도 사진 많긴 하지만 나중에 사진이나 정리해서 다시 좀 올려 봐야지.
아니면 글이랑 같이 올라올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