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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g

이스라엘에서는 바에 가거나, 한적한 거리에 서 있거나 한다 치면 어김 없이 누군가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건다.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다. 밤일 수도 있고, 낮일 수도 있다.

마리화나 어때?

다른 마약도 대는 거 같은데, 잘 기억은 안 난다.
그럼 나는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꺼내면서 말한다.

필요 없어. 나한텐 이게 마약이다.

이것도 하도 물어봐서 나만의 고정 대답이다.
그럼 대게는 그냥 가고는 하지만, 몇몇 애들은 화풀이를 한다.

넌 패배자야.

그럼 난,

패배자? 패배자 하지 머.

하면서 담배 한 대를 문다.
이것도 나름 스트레스 받는 일이다.

그래 이 망할 놈의 마약을 물고서, 나는 쪼리 하나 끄집고 나가서 불을 붙인다.
손에는 CDP도 들려있다. CD는 그냥 되는 데로 하나 주워 넣고.

풀밭에 누워서 헤드폰을 낀다. 윌슨은 개 똥 많다면서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좋다.
어차피 나도 더러운 걸.

한 대 피다보면 두 대가 된다.

그러다가 CDP가 다 돌아가면 들어가서 잔다.

알베르토는 말이 많기 때문에 나랑 잘 안 어울린다.
내가 말을 많이 하는 걸 싫어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것 저것 불편한 게 아직 있는 모양이다.

수영을 하다가 같은 길로 돌아올 때가 있었다.
이것 저것 얘기를 하다가, 내가 담배를 물었다.

알베르토가 묻는다.

하루에 얼마나 펴?

내가 대답한다.

그럼 알베르토는 안 그래도 어리게 생긴 얼굴의 모든 구멍을 열어 응답한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그렇게 보니까 진짜 어려 보이네.
그리고 내가 다시 말한다.

이게 마약이야.

담배만 보면 생각난다.

그놈 앞에서는 절대 담배 안 폈었지.

담배 옆에 놓였던 그 사진.
기억에서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 사진은 지금 어디 갔을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거, 티나나? 모를 리가 없잖아.

알고나 있을까? 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