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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파스타!

샐러드드레싱이 느끼한 것 같아 샐러드를 못 먹고, 라면에 치즈를 넣으면 냄새조차 맡기 싫어하던 소년은 훗날 크림 스파게티 세 그릇을 해치우게 됩니다.

세상은 넓고 먹을 건 참 많죠. 그쵸?



오늘은 먹부림으로.
가끔 그런 느낌 있잖아. 아 밥 지겹다.

그런 생각을 확 날려주는 게 나에게는 깻잎이랑 멀구.
깻잎은 그냥 싸먹어도 맛있고 양념해서 쪼린 것도 맛있고, 어쨌거나 밥맛 없을 땐 최곤데… 이게 좀 계속 먹으면 입천장이 얼얼해서. 멀구는 자주 팔지도 않고 엄마 나 멀구 먹고파 하면 엄마가 시장 갔을 때 파는 데가 거의 없더라 하면서 사오긴 하는데, 멀구는 걍 쪄서 젓갈이랑 밥이랑 쌈 싸 먹으면 됨. 멀구는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여서…

아빠가 어릴 때부터 나에게 미친듯이 추천한 요리…라기 보단 먹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 집은 열무김치를 자주 먹었다. 된장찌개도 자주 먹었던 거 같은데 뭐 어쨌거나 밥이 있으면 그 위에 열무김치를 얹고 된장찌개를 얹어 먹는 것. 어릴 때는 뭐야 밸런스 떨어지게 라는 생각에 자주 먹진 않았으나 그 불협화음은 점차 나에게 익숙해졌음.


그리고 외할머니가 자주 해주던 음식이 있으니 호박죽과 팥죽. 어릴 때는 어지간히 좋아한 모양이다. 그게 뭔 김치였는지 지금 기억이 안 나는데 뭔… 꼬… 들어가는 거 같기도 하고 여하튼 요즘엔 못 먹어서, 것도 맛있는데. 아니면 파김치랑 먹어도 맛있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장어국. 엄마는 그냥 장어 고은 국물에 파만 썰어서 얹어 줬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맛이 잘 기억이 안 난다. 국민학교 들어가면서부터는 거의 입에 안 대고, 또 딴 건 재첩국. 개금이나 가야 살 때는 아침마다 재첩국 파는 아줌마가 돌아다녔었다. 쪼르르 나가서 사오면 끝. 요즘에도 우리 집 아파트 앞쪽에 할머니 한 분이 팔긴 하더라.

갑자기 이놈이 뭔 먹는 얘기냐 하겠지만 시험 기간의 낙은 먹는 것 뿐.



내 미각 중 느끼함을 지워버리는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이스라엘.
거기서 우리나라 떡볶이 집만큼 자주 있는 게 팔라페 집이다.

피타 브레드에다가 야채고 고기고 그냥 막 넣어 먹는 음식인데, 야채가 거의 장아찌 수준으로 쩔어져 있는데다가 고기는 대부분 양고기, 그리고 그 위에 하무스를 얹어 주는데 처음엔 도대체 이거 뭐지 했다.
특히 느끼한 것, 이것 때문에 처음엔 먹기가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먹어야지 어쩌겠어. 제일 싼 건데. 가격은 5쉐켈도 있고 10쉐켈 20쉐켈 다양하다. 동네마다 차이가 있는데 아랍 지구 쪽은 대부분 싼 편. 아 가끔 양고기 대신에 경단 같은 거 넣어주는 곳도 있다.
어쨌거나 먹어 재끼면서 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그냥 가게 보이면 하나 산다.

가끔 만난 한국인 누나 형들은 양고기랑 하무스에서 암내 나서 못 먹겠다고…


뭐 이런 것도 있었고, 다른 건 주방장.
아르헨티나계라 그런지 영어는 전혀 못 하는데 에스파뇰은 했었다.
하여튼 그 식당에서 일을 했었는데 주방장이 크림 스파게티를 진짜 쩔게 잘 만들었었다.

아니 이게 뭐 고급 요리냐 그런 느낌도 아니고 양파도 무식하게 많이 넣어서 크림스파게티가 흰색이 아니고 갈색.
점심 시간 되면 그냥 그거 먹는 거다.

배가 터지도록 넣으려면 그… 뭐지 그 쓴 풀.
그것도 계속 먹어줘야 된다.


아침엔 밥을 꼭 먹어야 돼 이런 것도 거기선 어쩔 수가 없으니 아침에는 치즈에 빵에 햄에 반숙 계란.
그게 그나마 거기서 내가 먹을 수 있었던 거.


저녁에는 창고를 개조한 듯한 부엌에서 직접 만들어 먹었었는데, 거기서 자주 먹던 건 피자 아니면 소세지 아니면 스파게티. 거기서 그냥 대충 스파게티처럼 보이게만 만들어서 먹었는데, 그게 생각해보면 그냥 스파게티.
면 삶고 야채 볶다 면 넣고 토마토 갈아놓은 소스 얹고 설탕 소금으로 대충 간 하면 끝.

거기서 딱 한 번 라면을 구해서 먹었는데 국물을 왠지 혼자 먹기 아깝다는 생각에 면만 걷어내서 먹고 국물에 밥을 대충 쪼려서 줬다… 가 내 계획이었지만. 뭐 어쨌건 국물은 남고, 밥이랑 볶아봤다.
근데 컵라면이 큰 컵이 아니라… 이건 뭐 밥에 붉은 끼라도 돌겠나 싶을 정도.
그래서 예전 샤브샤브에 계란 푼 볶음밥이 생각나서 계란을 하나 풀어봤다.

대실패.

애들도 옆에서 보더니 무슨 음식이냐고 안 먹겠다고…
그 뒤로 며칠간은 요리를 안 했었지 아마.

그래도 그날 난 맛있는 척 하면서 그거 다 먹었어.


식당에서 가끔씩 볼 수 있었던 게 소 혓바닥.
일하면서 한 두 세 번 정도는 본 거 같다. 일단 길다.
어찌나 긴지 포장해서 오는데 한 번 접혀 있다. 그래도 길다.

그걸 내 손으로 주방에 들고 들어가니 아… 이거 어떻게 먹지… 주방장은 또 그걸 포장을 죽죽 뜯어서 끓는 물에 막 넣고. 난 저거 저렇게만 해도 되나 싶었는데.
막상 나중에 먹은 소 혓바닥은 왜 굳이 이 부위를 찾아 먹는지를 알게 해줬다.

우왕



중학교 때는 우리 동네 학교 전부가 급식을 했…긴 했지만 가끔 애들끼리 밖에서 먹을 때가 있으니 가는 곳은 한 군데 장우동. 지금이야 없어진 지 꽤 됐지만 당시에는 와 이 집은 어떻게 쉴 때가 없냐 했다.

좋아했던 건 우동에 비빔 만두… 요 정도. 라볶이도 많이 먹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의심스러운 것도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서도 그때는 우왕 우리도 뭔가 밖에서 사 먹을 수 있구나 요런 게 큰 메리트였던 것 같다. 위치도 우리 학교 바로 앞이었거든. 진짜 그냥 앞.

점심 시간에 튀어서 먹고 온 적도 있는데 이건 거의 한 번인가 별로 기억은 안 나고.
또 튀는 거 하니까 선도부 같은 것도 한 것 같은데 잘 기억이…


그거 돌아가면서 하는 거였나? 내가 할 리가 없는데 – _-


어릴 때는 교회를 자주 나갔는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만나면 항상 가는 건 롯데 백화점 앞 영광도서 앞 가야 밀면. 난 진짜 냉면이라는 게 있다는 걸 중학교 때쯤 암.

알고 나서도 먹어볼 기회가 없던 게 별로 파는 데가 없었음. 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 내 인상은 비싼데 그닥…
어차피 우리 가족 고기 먹으러 외식 할 때도 별로 없으니까…
이런 문화 충격은 또 있는데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던 것. 드라마를 보는데 아직도 기억 난다. 어떤 임산부가 혼자 나와 순대를 먹는 장면이었는데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게 아닌가! 바로 옆의 엄마한테 엄마 저 왜 순대를 소금에 찍어 먹노? 엄마는 저기선 저렇게 소금에 찍어 먹는다더라. 으… 맛있나 저게…

뭐 어쨌든 어릴 때는 거의 거기서만 먹었고, 고딩 때는 친구 집에서 하는 밀면 집.
지금 내가 먹어본 중에서는 거기가 제일 맛있다.


아빠가 가끔 가져왔던 거래처의 선물도 재미가 쏠쏠.

박스를 열어보니 대하가 파닥파닥
천상의 맛이었음.

아빠가 거제도 있을 때는 갔더니 냉장고에 전복만 수두룩
많아서 그냥 잘라서 먹었음. 아 배불러 하면 좀 있다가 전복죽.



그래서 지금 먹고 있는 건 진라면 순한 맛…

슈 _슈

것보다 놀라운 건 배고프다란 생각만 하고 끄적였는데 엄청난 장문의 포스팅이 됐다는 거.
그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