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졸업논문

졸업논문 끝!

논문에 교수님 도장 쾅 하고 과사무실 누나한테 가서 냈더니 누나가 일단 양에 놀란다.

히익 뭐가 이렇게 많아?
그러게요…

응 수고했어.

그런데 이때까지 그런 적 없는데 오늘 갑자기 그 누나 나한테 말을 놓는다. 사실 누난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오늘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Sweru

2013년 5월 14일

저 아직 논문 손도 안 댔어요.

지금 서론이라고 적어 놓고 밑에 카펜터스 꺼 틀어 놓고 듣고만 있어요. 오늘 7시까지 보자고 하셨는데 6시 반에 아오 안 적었는데 어떻게 하지 적어야지 그래 아니 째버리고 싶어 하고 있는데 내 핸드폰이 문자 읽어줄 때 그냥 감격했네요. 앞으로도 잦은 출장 부탁 드립니다. 화이팅.

비효율적인 승수 씨

비 오니까 추적추적 소리 들으면서 멍해지네. 내 기억엔 분명히 조교님이 내일 7시에 보자고 했었는데. 아직 워드조차 켜질 않았다. 예전에도 말했던 거긴 한데, 사람들 참 하는 일 없는 것 같다. 특히 효율적인 거 강조하면서 하는 일만 하고, 빠르게만 하고. 돌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다른 관점과 얻어 걸리는 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난 내가 사는 방식에 크게 불만은 없다.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지금은 이게 최선이라고 믿는다.

이 ‘효율적인’ 때문에 살면서 아빠랑은 참 많이 부딪혔다. 이러면 빨리 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하지 않느냐, 지금 미리 해놓으면 나중에 편하지 않느냐, 뭐 그런 거. 그럴 때마다 난 마 그냥 냅두소 내 알아서 할께 라든지, 그냥 울고는 했지. 지금은 아빠도 한 발짝 물러나서 보고 계시는 거 같다. 고맙고 또 미안하다.
아빠나 엄마 말대로 어떤 일을 미리 해놓고 나중에 논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그게 편했냐고 물으면 글쎄… 음, 그냥 비슷한 거 같다. 불편하지도, 편하지도 않고. 오히려 보상 심리가 좀 생겼던 거 같다. 미리 해놨는데 막 놀 꺼야 뭐 이런 거. 그러니 확실히 그건 되더라. 놀 땐 놀고, 할 땐 하고. 그래도 그게 꼭 좋은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하다가 안 되면 어떻게 할 꺼냐는 문제도 있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봅니다.

내가 내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거 같기도 하지만, 맞다. 내 능력을 믿어야지 뭘 믿어. 사실 이런 마인드 때문에 살면서 어디 믿는 구석 있냐, 집이 엄청나게 잘 사냐는 말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빽 같은 건 전혀 없고, 집은 엄청 잘 사는 건 아니지만 그리 부족함 없이 나름 아끼며 산다.
말하고 싶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지만 너무 자신을 틀에 끼워 맞춰 효율적으로 변하려는 것도 힘든 일이라는 거다. 생각 조금만 바꿔보면 효율적으로든 비효율적으로든 부딪히며 사는 건 똑같다는 거 가끔은 생각했으면 좋겠다.

…와는 별개로 일단 이거 빨리 끝내고 그냥 죽은 듯이 자고 싶은데, 빨리는 안 끝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