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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치 – 사고쳤어요 + 8282



부대에서 아침 저녁으로 듣던 거라 참 정 가는 노래들.
다비치 나온다 하면 애들 담배에 불 붙이다가도 생활관에 우루루 들어오기도 하고.
일 주일 훈련 갔다가 좀비 마냥 복귀해서도 TV 틀었는데 소녀시대 나오면 자다가도 벌떡.
훈련 중 미친 듯 추운 밤에도 선임이 중얼거리던 게 생각난다.

생활관 가면 티파니 볼 꺼야… 티파니…


처음 자대 배치 받고 들어간 생활관.
들어가서 처음 받은 인상은, 아… 사람들 다 개성있는데?

왕고라고 하는 사람이 옆에 와서 묻는다.


왕고 : 소녀시대가 좋아, 원더걸스가 좋아?
이병 : 그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왕고는 씁쓸한 표정으로 날 보고는 다시 돌아가고…
그걸 아는데는 단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아, TV는 좋은 거구나.

저번에 보니까 청춘불패에서 군인들이랑 눈 치우던데 그 전 날 그 생활관 분위기 안 봐도 뻔하다.
하지만 막상 카메라 도니까 아이돌이 뭐임 하며 신경 안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쨌든 오늘은 이거나 계속 들어야지.


역시 상큼한 노래엔 군대 얘기.

스웰은 부푼다.

지금부터 전부다 새빨간 거짓말.


어쩐지 심심하다.
편지도 부쳐야 되는데 그냥 전역하고 다시 와서 부치자.
괜찮겠지.


아빠가 강요한 모토는 건강이었다.
가끔 겉절이로 남들 하는 건 다 해봐라, 자신감 있게 목소리 내고 살아라, 등등.

남들 하는 거 다 해보다가 술, 담배, 어쩌고 저쩌고 HG 까지.


– _-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건, 해 보니까 알겠네요.
아빠, 아빠 말이 맞았어요.

요즘 내 모토는 ‘배푼만큼 돌아온다’.
사실 머, 안 돌아와도 어쩔 수 없고. 사실 예전 어른들 하는 말 틀렸다고는 이제 말 못 하겠다.

어, 거 괜찮네.

“배푼만큼 돌아온다. 안 돌아와도 어쩔 수 없고.”

이걸로 하자.



내일이면 부대 복귀해야 되는데 별로 감흥도 없다. 사실 이등병 첫 휴가 나왔을 때는 이게 무슨 타임 머신 탄 것 마냥 시간이 슝슝 날아가던데, 겨우 4박 5일 나왔을 뿐인데 별로 한 것도 없이 알차게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부대 복귀하면 토끼 눈을 한 후임들이 담배나 뜯어 가겠지.
말년 휴가 어땠나며 맞후임은 자기 남은 날을 말하고, 내 남은 날 말하면 게임 오버.

어제 본 대학 동기들도 만나면 다 군대 얘기 합디다.
거 참,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아니라 다행. 다들 다 개성 있는 부대라, 이것 저것 들으니까 재밌네요.

복학 시기도 비슷비슷 할 껀데, 이제 공부하자.



자기 앞가림 잘 하고 있는 누나 집에서 얹혀 살면서, 난 어떻게 할까 이상한 생각이 든다.
사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자신 있게 살고 싶다.


아니, 돈이다.

아… 이런 미친. 돈인데, 돈은 신경 쓰기 싫고.
사실 나만 미친 척 잘 살면 괜찮지만, 이때까지 내 앞가림 해준 엄마 아빠 생각하면 나 혼자 잘 산다라, 과연 그건 괜찮은 걸까. 어릴 때와는 너무나 다른 고민이다. 이럴 줄 알았나, 젠장.

초등학교 때는 중학교 들어가기가 무서웠고, 고등학교에서는 대학교만 입학하면 세상만사 다 편해질 줄 알았더랬다.
하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나 돈은 다 내 돈이 아니었다. 그 무게가, 요즘은 느껴진다.

그리 밝지만은 않은 아빠 엄마의 얼굴이 속을 울렁거리게 한다.

항상 아빠는 말한다. 니한테 투자 가치가 느껴져야 우린 투자를 한다고.
난 생각한다. 내 투자 가치가 도대체 어디서 보이는 걸까?

돈 벌 생각을 해야된다. 저 망할 돈.


아니, 다른 것보다,
One thing, at a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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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밤 왜 이래 나 스웨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