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결국, 나만 이렇게 달라진 것 같다.
다 잡지 못 한 마음과 텅 빈 자리들은 날 더욱 미치게 만든다.


그 터널 앞이다. 또 악몽이구만.
스페인 국경의 허름한 기차역은, 허름한 것 치고는 꽤 크다.

천천히 달을 보며 철길을 하나 하나 건너다 보니 어느 정차된 기차가 보인다.
정차된 차에서는 기름 때가 여기저기 묻은 사람이 내린다.


Hi.
Hello.


날 보며 씨익 웃고는 그대로 사라진다.

그 사람이 사라진 곳을 바라본다.
기차길이 모인 곳에는 다 빨아들여 버릴 듯한 터널이 있다.

천천히 걸어간다.


바람이 날 막아선다.


아니 막아선 게 아니라 날 점점 더 끌어들인다.
무서움을 없애 보려 담배에 불을 붙인다.

점점 더 바람은 날 휘감고, 벌거숭이가 된 듯하다.
내 몸의 티끌 하나까지 날려버리고 난 터널로 빨려 들어간다.


숨길 수 없어요 – Roller Co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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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여름 스위스 인터라켄, 유진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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